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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인선
  류인선 작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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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과 꽃을 옮기면서 옮는 이야기에 대한 사일(思逸)적 붙임

풀과 꽃들의 이미지로 가득 채워진 작가 수현당 류인선의 부조형 회화는 오랜 수공작업을 거치는 과정을 통해 내용과 형식의 상호밀착을 이뤄낸다. 표면에 형상을 돋우고 색을 입히는 반복적 작업공정이 쌓이면서 오롯이 살아나는 이미지들은 질료들의 단순한 물리적 결합을 넘어 보다 근원적인 세계에 관한 탐구의 결과다.
그런 이유로 작업 과정에 혹은 그 결과물을 통해 ...마른기침처럼 튀어나오는 모든 것은 이데올로기나 사변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잃었거나 잊었던 온전한 자아, 즉 자연으로부터의 소외를 인식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방점은 풀과 꽃의 이야기와 그것을 듣는 작업 주체의 스밈에 매겨져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혹자들은 구체적으로 재현된 풀과 꽃으로 인해 재현적 그림의 연장선으로 읽어낼지도 모르겠다. 물론 작품을 해석한다는 것은 이미지에 잠재해 있는 내용을 스스로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사적 소유물로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그때 이미지와 해석자는 주체와 객체라는 이원적 분리 관계에서 벗어나 의미에 동참하는 관계로 맺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현당 류인선의 회화는 대상과의 물리적 이미지의 유사성을 추구했던 고전적 회화와는 먼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사방으로 잘려나간 이미지들을 통해 구성되는 긴장된 화면은 이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오히려 자연과 그 부분으로서의 삶을 체험하고 인식하는 내면의 세계를 드러내기 위해 대상에 들러붙어 있는 이미지의 횡포에 맞서 치열한 싸움을 하는 중으로 보인다. 당연히 그 싸움을 대상과의 유비성에 관한 문제만으로 시작했다면 이는 전선 형성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 하겠지만 사물에 대한 통상적 지각관습으로부터 벗어나 그 내면으로의 삼투를 추구해간다는 측면에서 뚜렷한 변별성을 갖는다. 사물이 아니라 사물성에 관한 담론을 펼쳐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그 전선으로부터의 전언은 승패에 관한 것이 아니라 차이와 존중에 대한 의견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미 존재했으나 아직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생명의 노래가 풀과 꽃의 바다에서 시간의 고독을 지나 이제 막 발굴되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정신의 영역에 관해서든 구체적 사물에 대해서든 작가들은 자신과 그것의 사이에서 생성되는 종합을 각자의 방식대로 보여주려 한다. 하지만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여 항상 남다른 은유와 새로운 표현을 찾아 개성을 갖추는 것이다. 정신과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소통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작가들의 임무이자 권리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미술이라는 이름 아래 시대마다 작가마다 현현하는 방식은 모두 다를지라도 그것이 저급한 수준으로 세계에 대해서 발언하는 수단이거나 유행에 편승한 맹목이 아니라면 그보다 더 우선해야 할 무엇이 과연 있기나 한가. 이것이 우리가 수현당 류인선의 미술을 느리고 길게 바라보며 깊고 천천히 읽어야 할 이유다.

하나의 생각은 다른 그것들과 나란한 관계를 가질 때, 아니 어쩌면 다른 그것들 속에서 울리는 자신의 메아리를 들을 때 스스로 깨어난다. 그래서 그것은 다른 것들을 부분집합으로 취하려 해서도, 취할 수 없다. 매 순간 ‘순간’으로만 존재하는 모든 생각들은 투명할 정도로 얇은 한 층위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기에 그것의 중심은 어디에나 있으며 동시에 어디에도 없다. 당연히 그것의 주변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하나의 생각은 원본 부재의 차이의 그물망을 구성하는 특이점이다. 풀과 꽃을 옮기면서 옮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수현당 류인선의 미술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 박
[인쇄하기] 2014-04-01 19: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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