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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박사 성익환
  

 

"깨끗하고 깐깐한 정수기 물은 대부분 '증류수'… 몸에 필요한 '미네랄' 없어"

"우리는 수도요금 다 내고도
정수기 달고 약수를 뜨고
먹는 샘물을 구입해야 한다"

학교 자판기에 탄산음료 빠져
똑같은 '산성수'인데도
정수기물은 학생들에게 공급

'물박사' 성익환(62) 박사를 잘못 만난 것 같았다. 내가 전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천수를 원수(原水)로 하는 수돗물 정책은 잘못됐다. 우리는 수도요금을 다 내고도, 물을 마시기 위해 정수기를 달고 약수를 뜨러 가고 먹는 샘물을 구입해야 한다."

"깨끗하고 깐깐하다는 정수기 물은 대부분 '증류수'에 불과하다. 몸에 필요한 '미네랄'이 없다."

"미네랄 함량이 높으면 수질 검사에서 '불합격'이 된다. 그런 물을 마시면 안 되는 걸로 우민(愚民)교육을 시켜왔다. 우리 정부가 물에 대해 비겁했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도사업자와 정수기 업체들은 똘똘 뭉쳐 '담합'해왔다."

그의 열정적인 토로를 듣고 있는 동안 나는 충격과 혼란을 느꼈다. 과연 이게 맞는 소리인가.

그는 정부출연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물 분야에만 34년 근무한 뒤 작년 말 정년퇴임했다.

이력을 보면, UNDP(유엔개발기금) 지원사업으로 대구지역 지하수자원 조사연구에 참여했고, 1979년부터 3년간 영국·캐나다·호주·미국 등에서 지하수관리 실태와 물 관련 정책을 배웠다. 프랑스 정부장학금으로 프랑스 오를레앙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먹는 샘물 제조공장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는 법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샘물공장인 '장수천'을 설립할 때 불허했던 '인연'도 있다.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회장, 국무총리수질개선기획단 자문위원,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맡았다.

이런 그를 응대하기에는 공부의 시간이 필요했고, 한 달 반 뒤 다시 만났다.

"우리나라 1인당 하루 수돗물 공급량은 375L다. 유럽 국가의 두세 배쯤 된다. 그럼에도 우리가 하루에 마시는 물 2L는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홍보해도 실생활에서 수돗물 음용률은 2%를 밑돈다. 국민의 98% 이상이 별도로 돈을 들여 정수기나 먹는 샘물을 구입한다. 이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수돗물은 꼭 음용수로 사용돼야 하는가?외국에도 마시는 물은 따로 사먹는다.

"유럽이나 미국 레스토랑에서 물은 공짜로 준다. 수도꼭지에서 나온 물이다. 수돗물을 그냥 마실 수 있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수돗물을 마실 수 있게끔 해주는 게 국가의 의무다. 다만 자신의 취향이나 건강을 위해 미네랄 워터를 마시고 싶으면 따로 주문하는 것이다."

―수돗물 불신의 근본적인 문제는 어디서 출발하는가?

"지표수를 수돗물 원수(原水)로 쓰는 데 있다. 우리는 수돗물 원수 중 70~100%를 하천물과 댐물에 의존한다."

―그게 왜 문제가 되는가?

"하천수는 각종 산업폐기물 오염과 대형 수질사고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른 선택이 있는가?

"상당수 유럽 국가와 호주 등에서는 대부분 지하수를 원수로 한다. 독일의 경우 직접 하천수 이용은 1%에 불과하다. 지하수(72 %)와 알프스 지역 댐물(9%) 등을 취수한다. 이처럼 출발부터 선진국과는 먹는 물관리 정책이 다르다."

―목마르면 마시는 물인데, 큰 차이가 있겠나?

"물은 단순히 갈증 해결 기능만 하는 게 아니다. 몸속 유해 물질을 내보내고, 면역성과 항상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미네랄이 풍부한 약알칼리성의 물이 몸에 좋은 것이다."


	성익환 박사는“ 정수기 시장이 이렇게 커진 것은 정부가 묵인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 대구=남강호 기자
성익환 박사는“ 정수기 시장이 이렇게 커진 것은 정부가 묵인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 대구=남강호 기자
―우리 수돗물에는 미네랄 함량이 얼마나 되나?

"지금처럼 장마철에는 지표수의 90% 이상이 빗물이다. 빗물은 미네랄 함량이 거의 없는 10~30mg/L다. 갈수기 때는 지하수가 섞여 들어와 100~120쯤 된다."

―우리 몸이 미네랄을 필요로 하면 비타민처럼 알약으로 복용하면 된다. 물은 물로써 마시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미네랄 워터 속에 들어 있는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은 체내 흡수율이 높다. 건강보조제의 흡수율은 이보다 훨씬 떨어진다."

―우리는 왜 지표수 위주의 수돗물 정책이 만들어졌나?

"작년이 수도 역사(歷史) 100주년 되는 해였다. 일본의 수도기술을 그대로 옮겨왔다. 일본은 화산암 분포 지역이 많다. 화산암지대로 빠르게 스며들던 빗물이 지표로 흘러나와 소하천을 이룬다. 지표수를 활용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우리는 이런 지질 조건과 많은 차이가 있다."

―지금 와서 수돗물을 지표수에서 지하수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불가능하다. 다만 개인이 하루에 마시는 2L의 물은 해결해줘야 한다."

―지표수를 사용하는 우리 수돗물은 마실 수 없다는 뜻인가?

"그건 아니다. 고도정수처리 기술에서 우리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문제는 그렇게 정수된 물도 노후화된 수도관과 아파트 옥내 배관 및 옥상 물탱크를 거쳐야 한다. 가정마다 설치된 정수기의 청소 관리 상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마다 수도배관을 파내 청소하고 교체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우리는 땅을 파헤쳐야 하고 아파트 벽을 뜯어내야 하지만, 독일은 콘크리트로 주송수관을 만들었다. 일 년에 한 번씩 그 안으로 청소차를 몰고 들어가 청소한다. 아파트나 가정에서는 수도배관을 대부분 옥외로 설치했다."

―우리 상황은 다 아는 것이고….

"정부는 눈에 안 보이는 것에는 손을 안 댄다. 국가의 책임은 송수관이 아파트로 들어가기 전까지다. 옥내 배관과 옥상 물탱크의 문제는 아파트 소유자나 거주자들의 책임이다. 요즘 값비싼 아파트에는 좋은 배관을 쓴다. 하지만 노후화된 서민 아파트는 그렇지 않다. 과거 수도관은 아연도금을 해놓았다. 염소에 약하다. 오래되면 양은냄비처럼 녹이 슨다. 공적(公的)인 수돗물이라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똑같은 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이미 물에서도 양극화가 발생했다."

―수돗물에 나는 염소 냄새는 무해한가?

"염소가 발암 물질이고 성인병을 유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염소 소독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살균을 위해 가정에 공급될 때까지 잔류 염소가 남도록 하는 게 수도법에 명시돼 있다. 선진국에서는 수원(水源)이 청정하거나 공급 라인에 문제가 없는 경우 염소 소독을 하지 않거나 최소화한다."


	[최보식이 만난 사람] 수돗물·정수기·먹는 샘물에 대한 불편한 진실①… '물박사' 성익환
―다시 묻지만, 우리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되나?

"수돗물에 포함된 극미량의 염소는 무시해도 좋다. 수돗물을 받아서 하루 재워두면 염소는 다 날아간다. 그런 뒤 냉장고에 넣어두고 마시면 된다. 간혹 녹물이 나올 때도 하루 재워둔 뒤 윗물을 걸러 마시면 괜찮다."

―그런 수고를 해야 한다는 말인데.

"바로 이런 점을 틈타 '정수기' 시장이 기형적으로 커진 것이다. 이제 음식점과 가정에서 정수기가 보편화됐다."

―정수기가 몸에 해로운 중금속과 오염 물질, 세균을 걸러주니 안심할 수 있지 않는가?

"그럴 것이다. '깨끗하고 깐깐한 물'이라고 선전하니까. 하지만 그 깨끗하다는 것은 중금속뿐만 아니라 몸에 좋은 미네랄까지 깨끗이 걸려졌다는 뜻도 된다."

―어쨌든 물은 깨끗한 게 첫째 덕목 아닌가?

"정수기 물은 '증류수'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특히 '역삼투압방식' 정수기를 통과하면 약알카리성 수돗물이 '산성수(pH 6.0)'로 바뀐다. 이런 물을 계속 마시면 우리 몸의 혈액이 산성화된다. 탄산음료, 커피, 주류 등이 산성수다. 탄산음료는 초·중·고 자판기에서 빼버렸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정수기 물을 공급한다."

―정수기 업체마다 자신들만의 과학적인 정수 방식을 선전하고 있다. 이를 일괄적으로 '어떻다'고 말할 수가 있나?

"현행 정수 방식에는 크게 여섯 가지가 있다. 시판 중인 정수기의 80~90%는 '역삼투압 방식'을 쓴다. 강한 수압으로 수돗물을 0.0001㎛(나노 밀리미터·머리카락 굵기의 백만 분의 일)의 필터로 걸러주면 약 20%만 통과한다. 물속의 모든 물질이 제거돼 증류수와 거의 같다. 정수된 물은 전해질인 미네랄이 없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지 않는다. 이는 영양분을 나르거나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기능이 약화했다는 뜻이다. '카본필터'나 '미네랄 용출필터'로 보완하지만 물 낭비와 정수 저장탱크 내 미생물 발생 등의 문제점은 남는다."

―정수 과정에서 통과되지 않은 나머지 물 80%는?

"배수관으로 빠져버린다. 이렇게 버려진 물은 이미 수도요금에 포함돼 있다. 정수장에서 고도정수처리된 물을 바로 하수도로 내보내는 것이다. "

―수돗물이 정수기를 통해 80%나 그냥 버려지고 있다고?

"우리가 '물 부족 국가'라는 것은 허상이다. 우리는 5천만명인데 연간 79억t의 수돗물을 공급한다. 인구 8천만명인 독일은 50억t이다. 고도정수처리를 위해 높은 비용을 치르면서 말이다."

―어떤 정수기는 '미네랄이 살아 있는 물'이라고 선전하지 않는가?

"이는 '중공사막필터방식'이다. 오줌보 역할처럼 미네랄을 통과시킨다. 일부 환경호르몬을 걸러내지 못하고, 뜨거운 물에 약해 필터 수명이 길지 못한 단점이 있다."

―'건강에 좋은 알칼리수'를 만든다고 선전하는 '전기분해식 알칼리 이온수기'는?

"역삼투압방식 정수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고가의 정수기다. 산성수가 아닌 알칼리 이온수를 만드는 것은 맞는다. 하지만 이는 특정 환자를 위한 의료기기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반인이 계속 마시는 것은 곤란하다."

―자칫 정수기 업체에서 들고 일어날 만한 주장이다.

"정부도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갈수기나 장마철마다 일어나는 폐수 무단방류, 수질사고, 녹조, 오염수질, 녹물 및 이물질 검출 등으로 수돗물을 불신하자 정수기를 용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수기 시장이 이렇게 커진 것은 정부가 묵인해줬다고 할 수도 있다."

―정부가 정수기 시장을 키웠다니?

"정수기는 10년 만에 5조원 시장 규모로 확장됐다. 지상파 TV에서 정수기 광고는 허용하지만, 먹는 샘물 광고는 작년까지 금지되어 왔다."

―왜 그런 차별을?

"수돗물 우선 정책 때문이다. 정수기는 어쨌든 수돗물에 설치한다. 먹는 샘물은 지하수에서 받는다. 이 때문에 먹는 샘물 광고는 수돗물을 폄하하는 걸로 판단한 것이다. 먹는 샘물 시장은 20년이 지나도 4천~5천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제 우리는 먹는 샘물을 선택해야 하는가. 마시는 물에 대해 어떤 답이 있을까. 다음 주 월요일 이 지면에서 한 번 더 다룰 것이다.


→ 미네랄(Mineral)
칼슘ㆍ마그네슘 같은 광물질로 인체에 꼭 필요한 5대 영양소 중 하나.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함.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물과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신생아는 80%, 성인은 70%(뇌의 경우 85%)가 물로 이뤄져 있다. 평균적으로 몸속 물이 10% 이상 손실되면 치명적이다. 의학계에서 성인은 하루 2L의 물을 마시라고 권장한다.”

[인쇄하기] 2013-07-15 13: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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