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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성흠
  농군과 반거치기
  

최근 농촌의 모습 여러 형태의 사람들 유입으로 다양해져

안빈낙도를 즐기는 진정한 농군 되고 싶어

농촌에 와 산 지가 벌써 십여 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아직 농군은 아니다. 농촌에 살면서 농군이 아니라는 말은 몸은 농촌에 있지만 생활은 도시적이라는 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농군의 생활은 무엇이며 도시적 생활이란 무엇인가.

나는 농사를 지어 생활을 하는 사람을 농군이라 부른다. 다른 수입 없이 농사일에 의존해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농사수입 외에 달리 의식주를 의존할 방법이 없다. 하여 농사짓는 일에 전력을 쏟는다. 당연히 농사일에 도가 트였다. 그저 주어진 농토에서 최대한의 수확물을 거두는 노력 외에는 딴 생각이 없다. 농사가 천직이다.

그러나 농촌에 살면서도 다른 수입원이 있든지, 다른 직업을 가졌다가 귀농을 한 사람들은 다르다. 노동과 수익에 대한 이윤을 재고 또 잰다. 그리하여 수익성이 떨어질 때는 그 일을 포기한다. 농사일 안 해도 먹고산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우리 동네 구성원들의 현재 모습이다. 또 한 부류가 있는데 정부 돈으로 과감한 시설투자를 해 사장님 소리 듣다가 하루아침에 거덜 내고 치운다. 그런 비닐하우스가 부지기수다.

어떤 경우이건 간에 전자의 농군들은 안빈낙도의 생활을 유지하며 그럭저럭 지내는 반면 투자와 수익을 저울질해가며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불안하고 위태롭다. 이들과는 전혀 다른 경우의 귀농인들도 있다. 소위 별장 삼아 농촌으로 들어온 사람들이다. 돈 가진 연금농군들이다.

이들은 그저 텃밭 정도 가꾸는 개념으로 농사일을 즐기거나 시험 삼아 뿌리고 거둔다. 수익성과는 별개로 농사를 웰빙 먹거리 장만하는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러면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 본시 농촌태생이면서도 도시생활에 젖었고, 농사일보다는 지적 노동에 더 오래 길들여져 온 사람이다. 동네 사람들 말로 ‘반거치기’다.

이제는 아무도 하려들지 않는 전업 작가. 이 동네에선 그게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아는 사람이 없는 직업을 가진 나는 여기서 무얼 하고 어떻게 사는가? 가끔가다 청탁 오는 원고료 가지고는 생활이 안 되고, 뜸하게 오는 강의요청으로도 생활을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감당이 불감당이다.

그런데도 살고 있고, 읍내 가는 사람들 차에 태워주기도 한다. 게다가 한 수 더 떠서 기르지 않는 농부로 채집생활을 한다는 소리까지 한다. 이 자본주의 사회에선 생존이야 하겠지만 문화생활은 할 수 없다. 그렇지만 대충 보아 나처럼 사는 이들이 적지 않은 농촌이다. 별장식 전원생활자나 연금퇴직자 외에도 수없이 많은 중간자들이 농촌으로 밀려들어와 농군도, 도시민도 아닌 어중간한 생활을 하고 있음을 본다. 산업사회의 물결을 타고 도시로 나갔던 사람들의 역이주다.

대충 일별해 새로 지은 집들은 대개가 그런 사람들의 집이다. 문제는 골짜기마다 그런 새집들이 자꾸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빈집이 늘어나는 만큼 새집 들어서는 숫자가 늘어나는 오늘날의 농촌 풍경을 나는 매일같이 보고 느낀다.

이 도농간의 현실 문제를 풀 길은 없을 것인가? 옛날처럼 일거리를 찾아 도시를 향해 떠나던 이농현상처럼 살 길 없는 도시를 떠나 귀농하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적절한 대책은 없을 것인가? 아침에도 산삼이나 캐러 가자는 친구 전화가 있어 하는 말이다. 모두가 심마니가 될 수는 없잖은가.

페친 중 어느 교수님 글에 ‘박사 위에 농사가 있더라’며 1천500만원 밑천 들여 지은 단호박 첫 수확에서 겨우 300만 어치 호박을 땄는데 계약재배를 한 농협결제 대금이 한 달 후에라야 들어온다는 사연을 보았다. 씁쓸한 댓글들이 줄줄이 달렸다.

그런데 우리 동네 진짜 농군들은 돈으로 환산하지 않은 농산물들을 입으로 바로 넣고 ‘곡굉이침지’하면서도 안빈낙도하는 것을 본다. 나는 지금 이걸 배우는 중이다.

표성흠 시인·소설가
[인쇄하기] 2013-07-06 10: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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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 귀농하는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면 할수록 쉽게 무너진다. 자연을 사랑하고 농삿일을 즐겁게 할 줄 알아야 한다. 농삿일을 하려면 우선 건강해야 한다. 나같은 경우 쓰러진 나무를 보면 톱이 생각나고 도끼질을 하고 싶어 오른손과 어깨가 근질 근질 하다. 상추 ..배추를 보아도 그렇고 과일을 봐도 그렇다..나야말로 농촌 체질이다. 여름날 방문 확열어놓고 모기장 치고...자는 ..겨울엔 화목 보일라에 내가 쪼갠 나무를 집어넣고...고구마 구워먹고...멍멍이 데리고 다니고...천안 목천이 생각난다. 그때 그시절..나무쪼개고 상추 따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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